프로파일링의 역사, 프로파일러의 기술 및 전제조건

프로파일링이란?

프로파일링(offender profiling, criminal profiling) 은 범죄수사에 있어서 범죄의 성질이나 특징으로부터 행동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범인의 특징을 추론하는 것을 말합니다. 더 풀어쓰자면, 사건현장에 남겨진 증거, 범인의 범행 패턴을 분석하여 범인의 심리상태, 경향 등을 알아내고, 나아가선 범인의 프로필 즉 신원을 뽑아내는 수사법입니다. 요즘에는 FBI 등 프로파일러가 등장하는 영화나 미드, 국내 작품에서까지 프로파일링 기술이 등장하다 보니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한 키워드인데요. 과거 유명 추리소설에서 탐정들이 뽐내던 일명 '셜록스캔'을 통계와 심리학 등의 근거에 기반하여 조금 더 기술화한 것이 현대의 프로파일링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처음 프로파일링이 현장에 보급되었을 당시, 일반 형사들은 그를 굉장히 불신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현장사진과 수사 보고서만 접한 FBI 요원이 범인의 인종부터 나이, 직업까지 추측을 풀어놓으니 당연히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파일러'라는 명칭이 공식적인 직업 명칭은 아니지만 실제로 범죄현장에서 프로파일링을 하고 범죄자를 검거하는 경찰관들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으며 '범죄심리학자'들과는 구별이 필요합니다. 범죄심리학자들은 대학 등에서 범죄심리학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하는 '학자'들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저명한 범죄심리학 교수들도 실제로 수사 자문이나 수사협력을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넓게 본다면 프로파일러 업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인물로는 이수정, 박지선, 오윤성, 김상균, 염건령이 있습니다. 표창원의 경우 범죄심리학이나 범죄학이 아닌 경찰학 및 사회학을 전공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프로파일러로서 활동했고 미디어 출연 등으로 이 분야에서 제일 유명한 전문가입니다.

 

프로파일링은 어떤 기술인가

일단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 중 용의자를 최대한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프로파일러 들은 용의자를 추려낼 뿐 범인은 지역 경찰들이 잡는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렇다면 프로파일링은 어떤 수사법일까요?

 

1. 범죄자의 사회심리학적 특성을 파악  
   - 범죄자의 연령, 직업, 종교, 혼인 여부, 교육 수준, 추가 범죄 가능성 등을 예측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파악합니다.
2. 범죄 현장에서 확보된 제반 사항을 평가  
   - 범죄자가 범죄에 사용한 도구나 소유물을 통해 심리적 의미를 파악하는데, 이는 용의자를 특정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3. 용의자에 대한 신문 전략 제공 및 조언  
   - 수사 기관이 용의 대상자를 압축할 수 있도록 돕고 신문 기법과 관련된 조언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프로파일러는 범인의 심리구조를 파악해 취조하는 기술을 소지하여 말그대로 범인을 낚기 위한 수를 찾아내어 활약합니다. 예를 들면 유력한 용의자가 매우 온순한 인상을 갖고 있으며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 프로파일러는 검사 및 수사 기관에게 낚시 요령을 코칭하여 용의자가 본성을 드러내고 자폭하는 것을 유도하는, 그런 유용한 조언을 줄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기술 덕분에 무죄가 될 뻔한 용의자의 유죄를 받아내는 케이스가 많이 기록되어 있고 그러한 활약과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에는 한국에서도 정착되어 있는 수사 활동입니다.

 

프로파일의 전제 조건

이러한 프로파일링 기술에는 여러 전제 조건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로는 모든 사람의 성격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개인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며 다른 가치관과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범죄 현장에는 그 범죄자의 성격이 반영된다는 점인데요. 심리 검사를 통해 시험체의 이상심리가 반영되는 것과 같이 범죄 현장에서 가해자가 피해자를 가해한 방식, 상해 부위의 집중성 등을 통해 범죄자의 성격이 반영된다는 내용입니다. 세 번째로, 동일한 범인은 동일한 범행 수법(Modus operandi: MO)에 의해 범행을 하고, 동일한 서명(signature)을 남긴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범행 수법을 나타내는 MO는 사전적으로 절차, 작업 방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범죄자 프로파일링에서는 범죄자의 범행 방식을 의미합니다. 즉, 범죄자가 범행을 저지를 때의 방식이나 행동에 관한 것으로, 이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합니다. 서명은 다른 말로 표식이라고도 하는데, 범행을 저지르는 데 있어 굳이 필요하지 않거나 특별한 목적을 알 수 없는 범죄자만의 고유하고 특이한 행동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범죄 현장에 “수돗물이 틀어진 싱크대 안의 칼”은 범행을 저지르는 데 있어 필요하지 않고 목적을 알 수 없지만 범죄자가 남기고 간 점에서, 그의 서명으로 볼 수 있다

프로파일링의 역사

196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리앤드로 경찰서에 근무하던 하워드 테튼(Howard Teten)이 범죄자 프로파일링을 수사에 적용하는 기법을 개발하여 FBI 국립 아카데미(FBI National Academy)에서 프로파일링을 통한 수사 기법을 가르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그가 이러한 기법을 개벌하기 전에도 수사에 '정신분석'을 활용한 사례들은 존재했지만, 경찰 시스템에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은 테튼의 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후 로버트 K. 레슬러, 존 더글라스 등의 BSU(행동과학부, 현 수사지원부) 요원들이 기초를 더욱 다지고 프로파일링의 체계화와 보급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떨까요? 한국에서는 독립적인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 수사기관, 즉 경찰청, 국방부, 국정원, 검찰, 국민안전처, 법무부, 세관, 고용노동부 등에서 프로파일러를 채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11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경찰청에는 약 40여명의 범죄분석관이 고용된 상태이며 경장 또는 경사로 신임채용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모두 심리학이나 사회학 학사 이상의 학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중범죄의 동기가 비교적 직접적 인과관계인 원한관계, 금전적 이유 등이 많기 때문에 국내 수요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고 합니다.

옆나라 일본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경찰 고위간부가 도쿄대 오사카대 법학과같은 명문대 출신이 대부분이고, 프로파일링에 필요한 고학력을 지닌 인재는 경찰보다는 의사나 임상심리사, 학자가 되는 것을 대부분 희망하기 때문에 프로파일러 양성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고 애매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4년부터 각 행정단체마다 프로파일링 담당자를 두고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고는 합니다.